LANDMARKS : A GLORIOUS DREAM
세계 도시의 건축展
그룹전시참여합니다.
63스카이아트 미술관(관장: 심경섭)은 오는 9월 22일부터 12월 13일까지 63빌딩 건립 30주년을 기념하는 『LANDMARKS : A GLORIOUS DREAM _ 세계 도시의 건축』 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랜드마크이자 상징적인 건축물로 자리매김한 63빌딩과 함께 세계 주요 도시의 주요 건축물을 미술작품으로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 1960년 미국의 도시학자 케빈 린치(Lynch, K.)는 '랜드마크'라는 용어를 한 도시나 지역 전체에서 독특하게 보이는 경관으로 건물 또는 시설물 등과 같이 단순하게 한정시킬 수 있는 물체라고 정의 내렸다. 즉 사전적 의미의 랜드마크는 특정 도시의 이미지를 대표하거나 식별하게 하는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랜드마크란 단순히 건축물의 형태나 외관의 이미지에만 있지 않고, 개념적이고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추상적인 공간이나 많은 사람들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만남의 장소 등 포괄적인 의미의 장소로 통용되고 있다. 문화적으로 장소는 인간 행위가 펼쳐지는 무대이자 특정한 시대정신이 주입된 환경이기도 하다.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과거로부터 인류의 유산으로 내려오는 전통적인 랜드마크에 대한 보존과 홍보 외에도 관광사업과 문화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앞다투어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세계에서 가장 넓은 쇼핑몰' 등의 타이틀은 최초, 최고라는 수식어와 함께 투자가들을 끌어 모으고 관광객을 유도하기 때문에 도시를 활성화시키고 세계 경쟁력에서 앞서갈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미시적인 관점에서도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삶을 영위하면서 도시 속의 건축물과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 현대인들은 도시의 공간 안에 삶의 흔적을 남기게 되는데 그 현물로서 사람들의 삶의 퇴적된 역사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우리가 주거하고, 활동하고 때로는 감상하는 건축물이다. 그렇기에 특정 도시나 공간에 세워진 건축물에는 그 공간의 개념과 그와 관련된 개인의 기억들이 축적되고 상징화된다. 이는 우리가 해외의 도시를 여행한 이후 그 기억을 돌이키면서 그 도시의 전 풍경보다는 특정한 건물이나 장소를 떠올리는 것과 상통한다. 장소의 상징적인 가치는 이렇게 개인의 심리적 의미의 축적을 반영하는 것이다. 세계의 도시들은 그 도시가 품고 있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학작품과 영화의 배경이 되어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이처럼 도시 속 랜드마크는 단순히 건축물만이 아니라 그곳을 살아가고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이고, 삶의 한 부분에 추억이 되는 지점이다. 지리환경학자 루커먼(F. Lukermann)은 장소의 개념에 대해 '인간 행위의 바탕에는 공간이 있으며, 인간이 무엇을 행함으로써 공간적 특성 즉 장소성이 부여 된다'고 했다. 이처럼 장소는 타자와의 관계, 주관적 기억 등이 덧붙여지면서 비로소 나에게 의미 있는 곳이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계 도시 중 서울, 파리, 뉴욕, 로마와 피사, 베이징, 가자지구가 선택되었고 총 23명 작가가 각기 다른 개성을 담아 그린 세계의 랜드마크 건축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인공 조형물을 시리즈로 작업한 박효정의 「63빌딩-80년대의 위대함」은 63빌딩이 가진 위엄과 권력을 부조의 형태로 드러냈으며, 도시의 화려함을 은박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표현하는 이미화는 63빌딩 주변의 아름다운 야경을 「Painting in the city」에 담았고, 아웃 포커싱 현상을 통해 현대 도시의 실체를 담은 새로운 시각의 풍경을 제시하는 국대호의 에펠탑과 파리 시내의 모습을 담은 작품, 그리고 컴퓨터에 익숙한 현대인의 시선을 이용하여 도시의 불빛을 그리는 배세나의 반짝이는 에펠탑의 야경이 그려진 작품 등이 전시된다. 또한 한옥에서부터 뉴욕의 풍경까지 건축물에 대한 관심과 탐구를 가장 동양적인 수묵의 기법으로 풀어온 이여운의 「majestic form_ 위엄의 형태」 연작 중 정형화된 중세 유럽의 고딕 성당의 모습을 한 노트르담 성당도 볼 수 있다. 디지털 언어를 활용한 콜라주, 겹치기 기법 등을 사용하여 중첩되고 다층적인 의미의 공간을 창조하는 임상빈의 「엠파이어 스테이트」과 「63 빌딩」, 뉴욕 여행 중에 마주하게 된 다양한 건물들의 모습을 그린 이예림의 「도심발견NY」가 함께 전시되며, 디지털 콜라주 기법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자유의 여신상을 새로 발견해낸 얼굴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재탄생시킨 조샘의 「루이비통」, 코인맨이라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코인맨이 전 세계의 랜드마크들을 누비고 뛰어다니는 시리즈를 제작하는 김일동의 작품 중 「피사의 사탑 줄타기」과 「만리장성을 달려라」, 실재하는 복수(複數)의 장소들을 회화적으로 정교하게 결합함으로써 비실재적 풍경을 만들어내는 김미옥의 작품 「피라미드-갠지스강」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63빌딩 건립 3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서울의 가장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63빌딩을 기념하면서 세계 각지의 랜드마크를 조망하는 데에 의의가 있다. 세계 도시의 다양한 모습과 상징적인 건축물을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의미 있는 장소가 주는 감동과 추억을 되새기며 63빌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서울에서의 개인적인 삶의 역사와 기억들을 반추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 63스카이아트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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